잡담들 얕은 단상들

1. 나는 두 종류의 술버릇이 있다. 하나는 자는 것이다. 술에 취하면 잠이 쏟아진다. 대개 1차에서 술에 한 번 취하면 잔다. 그러다가 2차에서 다시 깨어나 또 마신다. 지인들은 나의 이런 술버릇을 일러 '리인카네이션'이라고 불렀다. 학생회 활동을 하던 시절엔 술자리마다 매번 이런 패턴을 반복하곤 했다. 돌이켜보면 참 몸을 망치는 일이었지만, 그땐 그렇게라도 해야한다고 생각했었다.

또 하나는 지독하게 머리가 아픈 것이다. 술마신 다음 자고 일어나 숙취를 겪는 게 아니라, 술에 취하면 곧바로 머리가 아파오는 것이다. 이런 일은 예전엔 자주 있지 않았다. 아마 몸상태가 매우 좋지 않을 때 술마시면 이랬던 것 같다.

요즘은 예전에 비해 술 마실 기회가 적은데, 전자의 술버릇도 계속 가지고 있지만 후자의 술버릇도 많이 겪고 있다. 그저께 후배들이 하는 장터에서 술을 마신 후 그랬다. 저녁에 공부할 거리가 남아있었지만 결국 포기하고 집에 내려왔다. 술을 마신 후 약 5시간여 동안이나 머리가 아파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오늘 학과에서 관악산 일일 답사를 다녀오고 뒤풀이에서 술을 조금 마셨다. 평소의 주량에도 미치지 않을 만큼 조금 마셨는데, 자리가 파하고 집에 돌아오니 다시 머리가 아프다. 몸은 피곤한데 잠을 자기가 힘들다. 주말에 할 일이 많은데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몸이 병신이 되어가는 듯한데 정말 모 선배 충고대로 보약이라도 지어먹어야 하나.

2. 오늘 학과에서 관악산 일일 답사를 갔다왔다. 본래 정례 행사이던 2박3일의 가을 답사가 계획되었었지만, 신종 플루 때문에 전격 취소되고 그 대신 다녀온 일일 답사였다. 답사라고 해봐야 코스는 관악산의 한우물 유적 하나였다. 사실상 등반/야유회 성격이었달까. 암튼 오랜만의 등산은 좋았고, 생각보다 많이 참여한 학부 친구들과의 어울림도 좋았다. 뒤풀이에서의 푸짐한 음식 역시 좋았다.  

한우물 유적에 관한 이야기도 쓰고 싶지만, 진지한 글을 쓰기엔 머리가 너무 아프다.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겠다. 오늘 답사에서 특히 기억나는 이야기들은 선생님들의 한우물 유적 소개와 아울러, 휴식 중 송기호 선생님이 하셨던 말씀이 있었다. 서울의 유적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산성 대목이 등장하자 선생님께서는 "학부생 시절 동안 최소한 북한산성 한 번, 남한산성 한 번, 수원 화성 한 번은 걸어서 돌아봐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우리 주변의 문화재/유적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들리기도 했다. 나는 학부생 시절 남한산성만 한 번 돌아보았었다.

나는 서울에서 6년여 동안 생활하면서도 서울에 소재한 유적지들을 많이 돌아보지 않았다. 몇몇 돌아본 유적지 중에서 그나마 기억에 남는 것은 동묘이다. 조선시대 민간신앙의 흔적으로서, 관우신을 모신 사당이다. 관우신앙은 조선시대 임진왜란 중 파병된 명군 병사들에 의해 전래되었다고 한다. 그후 조정 차원에서 관우신앙을 인정하고 국가적 제례로써 모셨다. 조선이 멸망하기 직전까지 관우신앙은 국난의 극복을 기원하는 국가 제례로써 받들어졌다. 이 역시 자세한 이야기가 하고 싶지만 뒤로 미루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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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하은s 2009/09/26 02:53 # 답글

    술마시고 머리아픈건 숙취원인인 아세트알데히드가 몸속에 돌아다녀서 그렇대요..
    푹 주무시는게 가장 좋은 방법일듯 해요^^*
    아.. 전 우연히..왔는데요.. 링크 신고하고 글 좀 보려구요..
    (__)(--) 꾸벅..
  • 자유로픈 2009/09/26 04:00 #

    이거 밸리에 안 올렸는데 어찌 알고 오셨는지? 암튼 충고 고마워요. 누워있기라도 해야죠. 평안한 새벽!?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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