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이사장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 아니라 이사장"(젠카 님 글 트랙백)
할 일은 산더미 같지만 몇 마디라도 적어본다. 서울대 법인화 이야기이다.
며칠 전에 이글루스에 들렀다가 위에 트랙백한 글을 읽었다.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의 칼럼이 소개되어 있었다. 나는 그 칼럼을 읽고 그야말로 '뿜었다'. 작년 명박산성 사진을 보자마자 '뿜었던' 이후로는 처음이다. 2003년에 두산중공업 노동자 배달호 씨가 사측의 노조 분쇄 기도에 맞서 분신을 했을 때, 거리에서 그의 이름을 분노어린 목소리로 여러 번 외쳤던 기억이 있다. 이후로는 그다지 행적을 알지 못했는데, 어느새 중앙대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었다. 여기 저기 풍문을 들으니 그가 이사장이 된 덕에 중앙대 건물들이 좀 화려해지고 있나 보다.
[중앙시평] 대학 발전과 참된 주인의식(박용성, 중앙일보, 2009-8-28)
찾아보니 대학에 기업경영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의 또 다른 칼럼이 동 신문에 실렸다.
[중앙시평] 대학에 기업의 효율성 필요하다(박용성, 중앙일보, 2009-9-18)
시간이 있다면 대학사회의 정체성과 대학사회의 주체 문제에 대한 나의 견해를 정리해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아쉽다. 다음 기회를 바라야겠다.
서울대 법인화를 이야기하고 있는 현재 한국사회의 한편에서 위 칼럼에서 드러나는 류의 논리와 주장들이 횡행하고 있다. 말은 화려하고 그럴 듯하다. 박용성은 두 번째 칼럼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며 체득해온 기업의 효율적인 시스템을 대학 운영에 도입하자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지 대학을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다."
박용성 본인의 진의야 본인 말고는 아무도 모를 테지만, 나는 그가 자신의 주장의 함의가 무엇인지 잘 알면서 이런 주장을 펼쳤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대학을 기업으로 만들 수는 없다. 교육의 공공성을 강조하고 수월성 편향을 경계하는 주장은 바로 위 인용문장의 전자를 비판하는 것이다. 지록위마의 고사가 새삼 연상된다. 하기야 대운하 사업을 4대강 사업이라 바꿔부르고 전혀 문제 없다는 세상이니 그리 놀랄 일만도 아닌가.
서울대 법인화의 정당성을 역설하는 이장무 총장의 수사 역시 화려하기 이를데 없다. 온갖 장밋빛 전망이 넘실댄다.
"학생들이 법인화에 동의해 주길 바란다"(이장무 총장 인터뷰, 대학신문, 2009-9-12)
그의 유혹은 교묘하다. 서울대 법인화가 지닌 사회적 함의는 무시한 채, 학생들에게 "너희들에겐 좋은 일만 생기니까 걱정말고 동의해 줘"라면서 욕망을 부추긴다. 진보신당이 적절히 비판했듯이, 서울대 법인화는 서울대의 이기주의가 작동한 측면이 있고, 이장무 총장은 그 이기주의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학생들을 꼬드긴다. 콩고물이 맛있을 거라면서 말이다.
법인화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 것인가 논란이 많다. 자본주의 상품 생산과는 거리가 먼 기초학문은 과연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인가? 학문과 학습의 자유권은 침해당하지 않을 것인가? 학습의 자유권에 포함되는 문제이지만 특히나 중대한 문제인 등록금은, 과연 얼마나 많이 오를 것인가?
법인화 찬성론자들이 흔히 말하는대로, 위의 걱정들이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는 근거는 확고하지 않다. 그래서 더욱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찬성론자들은 흔히 반대론자들에게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지 말고 토론의 장으로 나오라고 촉구한다. 한 사례만 링크해본다.
[사설] 서울대 법인화 반대할 명분 없다(한국경제, 2009-9-14)
이것 역시 지록위마라 아니 할 수 없다. 법인화에 비판적인 교수사회와 학생사회는, 법인화에 대한 우려를 표출함과 동시에 법인화를 논의할 사회적 기구를 만들자고 제의해왔다. 법인화를 절대 반대한다는 주장은 대세가 아니었다. 반대 측에 선 대부분의 인사들은 법인화로 인해 구성될 이사회가 충분히 민주적인 의사결정기구로 기능하고 대학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법인화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천명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반대측의 제의를 묵살하거나 뿌리쳐온 쪽은 법인화 추진세력이었다. 법인화 추진세력은 법인화의 사회적 공론화를 꺼려했고, 가능하면 밀실행정을 통해 추진시키려 해왔다. 이번에도 밀실행정으로 법인화 법안이 만들어졌지 않은가. 이장무 총장은 인터뷰에서 충분한 절차를 거친 것처럼 주장하지만, 말그대로 요식행위였을 뿐이다.
반대 측에서 꾸준히 논의를 제안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묵살한 채 공론의 뒤편에 숨어 몰래 해치우려 하는 추진세력의 작태를 보면서, 어떻게 법인화가 멋진 수사 대로 그 목표를 충분히 달성하리라 믿을 수 있겠는가?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그 제도를 실천해나가는 주체가 올바로 서지 못한다면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허다한 교육정책들의 말로가 대개 그러하지 않았던가.
나는 법인화 자체를 반대하는 축은 아니다. 법인화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학의 경영이 민주적인 의사결정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대학사회의 주체는 교수, 교직원, 그리고 학생이다. 박용성은 학생은 대학의 주인이 아니라고 하는데, 설사 그러한 시각을 받아들인다 해도 학생은 마땅히 대학사회의 한 주체이다. 소비자는 시장의 한 주체 아니었던가?
현재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는 이들의 독선적인 태도를 보면, 법인화 이후의 대학사회가 어떻게 굴러가게 될지 우려스럽기만 하다. 그래서 반대 측에서는 다소 거친 구호를 동원해가며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 서로 무릎을 맞대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면, 서로 얼굴을 붉히며 욕하는 일은 줄어들 수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법인화 논의를 통해 민주적인 의사결정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 대학경영의 효율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갈등의 민주적 관리가 가지는 효용성이란 정치학에서 많이들 이야기하는 상식 아니던가?
오늘 총학생회가 법인화 총투표를 시작했다. 학생들의 전반적인 관심도는 낮은 것 같다. 나는 투표하고 싶어도 학부생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사실 법인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대상이 나와 같은 대학원생인데, 좀 역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학생사회에서의 논의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학생정치조직 측에서 내건 현수막을 보면 충격을 전달하기 위함인지 강경한 반대 구호 위주이다. 혹시 법인화에 대해 근본적인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내 생각과는 조금 다른 셈이다. 상술했듯이 나는 법인화를 조건부 찬성하는 축에 속하니 말이다. 다만 그 조건이 현 상황에서는 까다롭고 성취하기 힘든 것이라 문제지만 말이다.
법인화 반대 구호 중에 비중이 높은 것은 역시 등록금 문제로 보인다. 최근 중요해진 문제인 등록금 인상이란 주제를 법인화 문제와 결부시킨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그 구호가 구체적으로 지향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조금 애매하다. 현재 재학 중인 학생에게 법인화 문제와 등록금 인상 문제를 결부시키는 주장은 잘 와닿지 않는다. 법인화는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 대부분이 졸업한 이후에 시행될 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후배들을 걱정하는, 사회적 연대의식에 호소하는 주장이 되는 것인가? 현재 학생사회의 조건 상 대학생의 사명감과 연대의식에 호소하는 주장은 큰 호응을 얻지 못한다. 등록금 인상 문제라고 해서 만병통치약은 아닐 것이다. 세심한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지금은 논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세가 필요한 시기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법인화와 서울대생의 관계, 또 법인화와 사회의 관계를 돌아보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되겠다. 내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그러다보면 법인화에의 참여와 저항을 적절히 조합하면서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는 지향점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관심에 괴로워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일부 뜻 있는 학생들에게 더욱 무거운 짐을 요구하는 것 같아 좀 미안하다. 학생운동의 정치력을 담보해 주는 가장 큰 요소인 학생들의 지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법인화에 대해 전향적인 고민을 해보라는 요구는 자칫 적당히 타협하고 투항하라는 조소로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직 하나의 출구만 보며 내달리는 일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서울대 역사 63년, 그보다 더 긴 서울대의 미래를 규정할 법인화에 우리의 목소리는 반영되어야 한다. 곧 있으면 선거 기간이다. 선거 공간에서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할 일은 산더미 같지만 몇 마디라도 적어본다. 서울대 법인화 이야기이다.
며칠 전에 이글루스에 들렀다가 위에 트랙백한 글을 읽었다.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의 칼럼이 소개되어 있었다. 나는 그 칼럼을 읽고 그야말로 '뿜었다'. 작년 명박산성 사진을 보자마자 '뿜었던' 이후로는 처음이다. 2003년에 두산중공업 노동자 배달호 씨가 사측의 노조 분쇄 기도에 맞서 분신을 했을 때, 거리에서 그의 이름을 분노어린 목소리로 여러 번 외쳤던 기억이 있다. 이후로는 그다지 행적을 알지 못했는데, 어느새 중앙대 이사장을 역임하고 있었다. 여기 저기 풍문을 들으니 그가 이사장이 된 덕에 중앙대 건물들이 좀 화려해지고 있나 보다.
[중앙시평] 대학 발전과 참된 주인의식(박용성, 중앙일보, 2009-8-28)
찾아보니 대학에 기업경영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의 또 다른 칼럼이 동 신문에 실렸다.
[중앙시평] 대학에 기업의 효율성 필요하다(박용성, 중앙일보, 2009-9-18)
시간이 있다면 대학사회의 정체성과 대학사회의 주체 문제에 대한 나의 견해를 정리해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아쉽다. 다음 기회를 바라야겠다.
서울대 법인화를 이야기하고 있는 현재 한국사회의 한편에서 위 칼럼에서 드러나는 류의 논리와 주장들이 횡행하고 있다. 말은 화려하고 그럴 듯하다. 박용성은 두 번째 칼럼에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며 체득해온 기업의 효율적인 시스템을 대학 운영에 도입하자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지 대학을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다."
박용성 본인의 진의야 본인 말고는 아무도 모를 테지만, 나는 그가 자신의 주장의 함의가 무엇인지 잘 알면서 이런 주장을 펼쳤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대학을 기업으로 만들 수는 없다. 교육의 공공성을 강조하고 수월성 편향을 경계하는 주장은 바로 위 인용문장의 전자를 비판하는 것이다. 지록위마의 고사가 새삼 연상된다. 하기야 대운하 사업을 4대강 사업이라 바꿔부르고 전혀 문제 없다는 세상이니 그리 놀랄 일만도 아닌가.
서울대 법인화의 정당성을 역설하는 이장무 총장의 수사 역시 화려하기 이를데 없다. 온갖 장밋빛 전망이 넘실댄다.
"학생들이 법인화에 동의해 주길 바란다"(이장무 총장 인터뷰, 대학신문, 2009-9-12)
그의 유혹은 교묘하다. 서울대 법인화가 지닌 사회적 함의는 무시한 채, 학생들에게 "너희들에겐 좋은 일만 생기니까 걱정말고 동의해 줘"라면서 욕망을 부추긴다. 진보신당이 적절히 비판했듯이, 서울대 법인화는 서울대의 이기주의가 작동한 측면이 있고, 이장무 총장은 그 이기주의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학생들을 꼬드긴다. 콩고물이 맛있을 거라면서 말이다.
법인화가 어떤 결과를 불러올 것인가 논란이 많다. 자본주의 상품 생산과는 거리가 먼 기초학문은 과연 보호받을 수 있을 것인가? 학문과 학습의 자유권은 침해당하지 않을 것인가? 학습의 자유권에 포함되는 문제이지만 특히나 중대한 문제인 등록금은, 과연 얼마나 많이 오를 것인가?
법인화 찬성론자들이 흔히 말하는대로, 위의 걱정들이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는 근거는 확고하지 않다. 그래서 더욱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찬성론자들은 흔히 반대론자들에게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지 말고 토론의 장으로 나오라고 촉구한다. 한 사례만 링크해본다.
[사설] 서울대 법인화 반대할 명분 없다(한국경제, 2009-9-14)
이것 역시 지록위마라 아니 할 수 없다. 법인화에 비판적인 교수사회와 학생사회는, 법인화에 대한 우려를 표출함과 동시에 법인화를 논의할 사회적 기구를 만들자고 제의해왔다. 법인화를 절대 반대한다는 주장은 대세가 아니었다. 반대 측에 선 대부분의 인사들은 법인화로 인해 구성될 이사회가 충분히 민주적인 의사결정기구로 기능하고 대학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법인화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천명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반대측의 제의를 묵살하거나 뿌리쳐온 쪽은 법인화 추진세력이었다. 법인화 추진세력은 법인화의 사회적 공론화를 꺼려했고, 가능하면 밀실행정을 통해 추진시키려 해왔다. 이번에도 밀실행정으로 법인화 법안이 만들어졌지 않은가. 이장무 총장은 인터뷰에서 충분한 절차를 거친 것처럼 주장하지만, 말그대로 요식행위였을 뿐이다.
반대 측에서 꾸준히 논의를 제안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묵살한 채 공론의 뒤편에 숨어 몰래 해치우려 하는 추진세력의 작태를 보면서, 어떻게 법인화가 멋진 수사 대로 그 목표를 충분히 달성하리라 믿을 수 있겠는가?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그 제도를 실천해나가는 주체가 올바로 서지 못한다면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허다한 교육정책들의 말로가 대개 그러하지 않았던가.
나는 법인화 자체를 반대하는 축은 아니다. 법인화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학의 경영이 민주적인 의사결정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대학사회의 주체는 교수, 교직원, 그리고 학생이다. 박용성은 학생은 대학의 주인이 아니라고 하는데, 설사 그러한 시각을 받아들인다 해도 학생은 마땅히 대학사회의 한 주체이다. 소비자는 시장의 한 주체 아니었던가?
현재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는 이들의 독선적인 태도를 보면, 법인화 이후의 대학사회가 어떻게 굴러가게 될지 우려스럽기만 하다. 그래서 반대 측에서는 다소 거친 구호를 동원해가며 목소리를 높일 수밖에 없다. 서로 무릎을 맞대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면, 서로 얼굴을 붉히며 욕하는 일은 줄어들 수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법인화 논의를 통해 민주적인 의사결정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 대학경영의 효율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갈등의 민주적 관리가 가지는 효용성이란 정치학에서 많이들 이야기하는 상식 아니던가?
오늘 총학생회가 법인화 총투표를 시작했다. 학생들의 전반적인 관심도는 낮은 것 같다. 나는 투표하고 싶어도 학부생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사실 법인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을 대상이 나와 같은 대학원생인데, 좀 역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학생사회에서의 논의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학생정치조직 측에서 내건 현수막을 보면 충격을 전달하기 위함인지 강경한 반대 구호 위주이다. 혹시 법인화에 대해 근본적인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내 생각과는 조금 다른 셈이다. 상술했듯이 나는 법인화를 조건부 찬성하는 축에 속하니 말이다. 다만 그 조건이 현 상황에서는 까다롭고 성취하기 힘든 것이라 문제지만 말이다.
법인화 반대 구호 중에 비중이 높은 것은 역시 등록금 문제로 보인다. 최근 중요해진 문제인 등록금 인상이란 주제를 법인화 문제와 결부시킨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그 구호가 구체적으로 지향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조금 애매하다. 현재 재학 중인 학생에게 법인화 문제와 등록금 인상 문제를 결부시키는 주장은 잘 와닿지 않는다. 법인화는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 대부분이 졸업한 이후에 시행될 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후배들을 걱정하는, 사회적 연대의식에 호소하는 주장이 되는 것인가? 현재 학생사회의 조건 상 대학생의 사명감과 연대의식에 호소하는 주장은 큰 호응을 얻지 못한다. 등록금 인상 문제라고 해서 만병통치약은 아닐 것이다. 세심한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지금은 논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세가 필요한 시기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법인화와 서울대생의 관계, 또 법인화와 사회의 관계를 돌아보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되겠다. 내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그러다보면 법인화에의 참여와 저항을 적절히 조합하면서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는 지향점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관심에 괴로워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일부 뜻 있는 학생들에게 더욱 무거운 짐을 요구하는 것 같아 좀 미안하다. 학생운동의 정치력을 담보해 주는 가장 큰 요소인 학생들의 지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법인화에 대해 전향적인 고민을 해보라는 요구는 자칫 적당히 타협하고 투항하라는 조소로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직 하나의 출구만 보며 내달리는 일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서울대 역사 63년, 그보다 더 긴 서울대의 미래를 규정할 법인화에 우리의 목소리는 반영되어야 한다. 곧 있으면 선거 기간이다. 선거 공간에서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덧글
학부생 2009/09/25 11:14 # 삭제 답글
글 잘 읽었습니다. 서울대 법인화... 정말 고민되는 주제입니다 요즘.캠퍼스에서 잘 하면 마주칠 수도 있겠네요. 얼굴은 모르지만.ㅋ
자유로픈 2009/09/25 22:34 #
고맙습니다. 어쩌면 말 몇 마디까지 나눠본 사이일 수도 있겠죠. 세상일은 모르는 것이고 세상은 좁으니까요. ^^;
미도리 2009/09/27 20:04 # 답글
법인화 총투표가 어떻게든 성사되면 참 좋을텐데...말이죠...
자유로픈 2009/09/27 23:09 #
그러게 말입니다. 총투표가 성사된다 해도 닥치는 문제들이 많긴 하지만요...블로그 방문해보니 열심히 사시는 후배인 듯하군요^^; 부디 하시는 일들 잘 풀리기를 바라요.
MadEye 2009/09/28 05:11 # 답글
조금 늦게 봤습니다. 총투표는 성사되어야 할 터인데 생각보다 사람들의 관심이 적어서 좀 당혹스러웠습니다. 참 기분 나쁜 소리도 들었고요. 학생이 자기가 내는 등록금-기성회비의 용처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게 만들어놓은 지금 학교 경영구조는 반드시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지금 이 원안대로의 법인화에 저는 반대하고, 반대에 투표했습니다.뱀발: 저 중앙대 이사장님께서는 어쩐지 정글고 이사장의 느낌을 풍기는군요. (...)
자유로픈 2009/09/28 23:12 #
오늘이 마지막 연장일이었던 것 같은데, 40%였으니 50% 넘기는 건 좀 비관적으로 보이는군요. 향후 선거공간에서 여론을 형성하고 추진력을 확보하는 과제가 주어지게 되겠네요. 나올 선본들이 어떤 공동행보를 보여주면 좋겠는데 풍문을 들어보니 그것도 쉽지 않을 듯하고 참 걱정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