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일에게 쏘인 것 같은 느낌... 한국사를 보는 시각

한겨레 사이트 대문, 2009-09-05, 01:01 현재

기분 좋게 읽는 책의 감상문을 다 쓰고 기분 좋게 컴퓨터를 끄기 전에, 습관 대로 한겨레를 들렀다가 예상치 못한 공격을 받고 말았다. 헤드라인에 떠 있는 "만리장성은 한반도에 닿지 않았다". 얼핏 보고는 이덕일이 맡은 칼럼인가 했더니 그건 아니었고, 그가 최근에 펴낸 책에 대한 서평 기사이다. 그것도 한승동 선임 기자의 글이다.

"만리장성은 한반도에 닿지 않았다"(한겨레 해당 기사)

이제 대학원생이 되고 보니 웬지 이해 당사자가 된 듯한 느낌이 들어 본격적으로 욕을 먹는 것 같다는 느낌 또한 든다. 나는 그의 '네이밍' 대로 식민사관의 후예이자 노론사관의 후예들로부터 배우고 있는 건가? 그가 '주류학계'를 비판하는 관점은 그야말로 선험적인 선입관에서 비롯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어쩌면 그가 보기에는 나 역시 이미 식민사관주의자이자 노론사관주의자인지도 모르겠다. 우웩 몇 글자 두드리기만 했는데도 욕지기가 올라온다.

한승동 선임 기자는 소개한 책이 '실증 풍부한' 연구서라고 밝히고 있지만, 상대방에게 가당찮은 딱지를 붙이고 배격해야 한다고 몰아붙이는 이덕일의 연구서는 실질적으로 운동(movement)을 선동하는 이념서적이라 볼 수 있다. 비단 사관의 정립을 위한 운동을 벌이는 이가 이덕일만은 아니거니와 그보다 더욱 심하게 나가는 쪽도 있지만, 한겨레와 이덕일의 유착은 유독 안타깝게 다가온다.

한겨레 편집진의 역사 인식이 이덕일과 얼마나 가까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찌 됐건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한국사의 일관되고 체계적인, 상식적이고 진보적인 사관을 확립하지 못한 강단 역사학계의 책임도 없지 않을 터이다. 이덕일이 포퓰리즘으로써 학계의 권위를 무너뜨리려 하고, 한겨레는 '돈'이 되기 때문에 이덕일을 껴안고 있겠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그냥 제 갈 길을 간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진 못했지만 이미 암중모색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돌아가더라도 그것이 가장 서로에게 상처를 덜 입히고 더 나은 해결책을 창출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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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루치까 2009/09/05 02:10 # 답글

    일단 이덕일은 일단 한국 현대 사학사의 흐름부터 살펴보고 식민사관주의나 노론사관주의라고 비판해야 할텐데요. 그의 기준대로라면 강만길 선생님 같은 분도 조선 후기 자본주의 맹아론을 주장했기 때문에 노론을 옹호한 더러운 식민사관주의자겠군요.
    어쨌건 이덕일의 책이 실질적으로는 이념서적이란 데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오항녕 선생님의 반론에도 끝끝내 자신의 이론을 묵수하는 것을 보면 이미 일종의 도그마가 된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게 이덕일 개인에 그치면 모르겠습니다만, 이미 이덕일이란 이름은 비전공자도 한 번 쯤은 들어볼 정도로 인지도가 만만치 않죠. 만약 이로 인해 생기게 될 광신적 쇼비니즘이나 민족주의의 부정적인 측면을 걷어내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온전히 한국사학계에 오게 될 텐데요. 그저 걱정입니다.
  • 자유로픈 2009/09/05 16:30 #

    넓게 보면 이덕일은 신채호 민족-정신사관의 한 후예라고 볼 수 있겠죠. 물론 전문교육을 받은 덕에 실증은 한 움큼의 고려도 없이 황당한 주장만 반복해대는 재야사학자들보다는 훨씬 낫지만, 신채호 사관의 나쁜 점(언급하신 국수주의적 측면 등)만 골라서 배웠다는 점은 매한가지인 것 같아요.
    본문에 쓴 대로 그냥 우직하게 갈 수밖에요. 섣불리 대응해서 상처만 키우는 것보단 나으리라고 봅니다. 아직까지는 말이죠...
  • 한단인 2009/09/05 04:16 # 답글

    아... 덕일 사마는 [대제국 고조선] 썼을 때부터 본격적인 병맛인증을 하고 만거라능..
  • 자유로픈 2009/09/05 16:33 #

    이덕일 저서 중에 제가 정독한 유일한 저서는 <아나키스트 이회영과 젊은 그들>이라는 책이었는데요, 그 책은 꽤 감명 깊게 읽었었죠. 이덕일은 고대사 좀 그만 집적거리고 전공에 충실하면 좋겠어요.
  • 들꽃향기 2009/09/05 05:41 # 답글

    전 일종의 '사상적 야합'도 의심하고 있어서요....ㄷㄷ
  • 자유로픈 2009/09/05 16:35 #

    허허 그런 야합에 의해서는 공자 같은 대인배는 나올 수 없겠죠. 그나저나 사상적 제휴라면 도대체 뭘 위한 제휴일까요.
  • 아야소피아 2009/09/05 08:35 # 답글

    한겨레...아주 떡사마 선전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네요;;; 어째서 국내 언론기관이란 곳은 모두 국수주의 찬양자같은 느낌이 드는거죠?
  • 자유로픈 2009/09/05 16:42 #

    대형서점에 가면 상고사나 고대사라 이름 붙인 전시대가 넓게 자리잡고 있죠. 역사에서의 국수주의 선동은 지금껏 돈이 되어 왔습니다. 역사학계가 '역사의 대중화'에 실패하면서 그 빈자리를 그들이 치고 들어온 셈이죠. 대중의 욕망을 건드리는 그런 역사인식을 주입시키면서 말이죠. 대중을 가르치려고만 드는 자세도 문제지만 대중의 욕망에 편승하는 그들의 태도는 더욱 나쁘다고 봅니다.
    조중동이 그렇다면 일견 이해가 가는데, 한겨레나 경향이 그러는 건 언뜻 이해가 안 되죠. 다른 블로그의 어떤 포스팅을 보니 경향의 코리안 루트 기획 등을 사례로 들며 '돈'의 요소를 언급하더라고요. 일단 돈이 되니까 그런 이야기들이 지면에 실리는 것이겠죠.
  • 떠기리 2009/09/05 10:54 # 삭제 답글

    이덕일같은 쓰레기가 아직도 버젓이 활약하고 있다니.....
    국민수준이 문제인가? 사학계가 문제인가?
    이런 사이비하나 척결하지 못하는가??
  • 떠기리 2009/09/05 11:01 # 삭제 답글

    나는 한겨레신문 창간독자인데.....
    정말 조중동같은 신문이 되어가는 꼴을 보고 있자니....
    한겨레도 이덕일,조갑제같은 방상훈의 개꼴이 되려나???
    더길이의 편협한 주장을 책소개하면서 버젓이 주장하다니.....
    한승동.한승동
  • 자유로픈 2009/09/05 16:46 #

    민주사회에서 이덕일 같은 과격한 주장 역시 존재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러한 인식이 지배적인 위치에 오르지 못하도록 견제하고 정화를 해야하는 것이겠죠. 그래서 척결을 위해 맞붙어 싸우는 것 보다는 이덕일 식의 국수주의 선동을 매력 없는 헛소리로 만들기 위한 사관의 정립에 더 힘을 써야 합니다. 적어도 학계 연구자들의 임무는 그것이 최우선이어야겠죠.
  • ssain 2009/09/30 01:22 # 삭제 답글

    이덕일의 정조독살설, 허구로 드러나다!!!!

    최근 정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허구적, 소설적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이덕일의 정조독살설은 우리의 역사인식을 먹칠하고 있다. 이덕일은 조선시대 왕 대부분이 독살당했다고 주장하며 특히 정조는 심환지에 의해 독살당했다고 주장하고있다.

    이덕일의 소설적 상상력으로 만들어 낸 정조독살설은 지난 2월 정조가 노론 벽파의 거두 심환지에게 보낸 비밀어찰이 공개되면서 불거졌던 '정조 독살설' 논쟁과 관련, "이는 정조실록을 오역·왜곡한 결과"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봉학 한신대 국사학과 교수는 22일 경기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 컨벤션센터에서 ‘정조시대 정국 동향과 정조어찰’을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정조 독살의 증거라고 내세우는 사료 모두는 가설을 합리화하기 위해 왜곡 과장된 것이며 이는 사료의 잘못된 번역, 자료의 전후 맥락과 유리된 엉뚱한 사료 해석의 결과”라고 밝혔다.

    유 교수는 “우의정이자 약방도제조로서 정조 치료의 최고 책임자였던 소론 정파의 지도자 이시수를 노론 벽파인 줄 잘못 알고 독살의 공범인 양 서술한다든가, 정조의 와병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복합적 의미로 여러 차례 사용됐던 ‘대점(大漸)’을 단순히 ‘위독하다’라고만 잘못 번역해 정조의 생사 시점을 혼동한 것 등이 그 사례”라고 덧붙였다. 그 결과 <순조실록>의 ‘대행대왕 대점시(大行大王 大漸時)’를 ‘정조가 위독한 상태일 때’로 오역해 정조가 서거하기 전인데도 정순왕후가 서둘러 독살범 심환지를 영의정으로 임명하는 등 불법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했다고 터무니없이 설명했고, 공범인 정순왕후 혼자 정조의 임종을 지킴으로써 정조 독살을 마무리했고, 이들과 한 패인 이시수는 이를 방조한 것인 양 황당한 주장을 펼치게 된 것이라고 유 교수는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약용까지도 정조의 독살을 의심했다고 하면서 제시되는 <여유당전서>의 ‘독살설’ 기록은 자료를 거두절미해 왜곡한 경우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최근 학술대회나 학계에서는 정조독살설에 대해 그것은 오역이고 왜곡의 결과라고 말하고 있다. 이덕일과 같은 작가들의 정조독살설은 이제 허구로 드러났고, 그들의 주장은 이제 설곳이 없어졌다.
  • 솔솔부는 바람 2009/11/02 19:30 # 삭제 답글

    여기 뭐하는 곳인지 모르겠는데 검색하다 들어왔더니 욕만하네요.에이 기분 나빠 퉤퉤. 좋은 얘기 좀 하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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