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내보인 후진 인권의식의 단면 同時代史를 헤치며

1. 사형제 존폐 논란의 흐름

1997년 김영삼 정부 때 23명에 대해 사형이 집행된 이후, 지금까지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다. 한국은 10년 동안 사형을 집행하지 않음으로써, 사형제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적용을 하지 않는 '실질적 사형제 폐지국가'로 분류되어 있다. 사형제 폐지국 혹은 실질적 사형제 폐지국 지정 순서로 따지면 현존 195대 국 가운데 134번 째라고 한다.

국회에서는 15대 국회에서부터 사형제 폐지 특별법안이 제출되었다고 한다. 
15대 국회에서는 99년 유재건 의원의 대표발의로 91명이 서명했다. 16대 국회에서는 2001년 정대철 의원의 대표발의로 과반수인 155명이 서명했다. 15, 16대 국회에서 제출된 특별법안은 사형을 폐지하고 현재의 무기징역으로 대체하는 방향이었다.
17대 국회 시절에는 2004년 유인태 의원의 대표발의로 무려 175명의 의원이 서명한 특별법안이 제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당 간 갈등으로 인해 결국 법사위도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이 특별법은 사형을 폐지하고 절대적 종신형제 등을 도입하는 방향이었다.
이번 18대 국회에서는 지난 08년 9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의 대표발의로 특별법안이 제출되어 있는 상태이다. 역시 절대적 종신형제로 대체하는 방향이다.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전원위원회 결정으로 사형제 폐지의견을 확정하고 국회에 제출했다.
법무부는 2006년 2월 '사형제 전면 재검토, 절대적 종신제 도입 검토'라는 기본정책을 확정했다. 사실상 사형제 폐지 수순을 밟는 조치였다. 그러나 이러한 법무부의 태도는 참여정부의 레임덕 때문인지 점차 약화되었고, 2007년 2월 발표된 인권정책기본계획안에서는 '사형제 폐지 유보'로 한 발 물러섰다.

사법부는 판례상 사형제의 존치 입장에 서 있다. 대법원과 헌재는 국민의 법감정을 주요 근거로 들고 있다. 대법원은 판례에서 "과거 우리나라의 실정과 국민의 도덕적 감정 등을 고려할 때 질서유지와 공공복리를 위하여" 사형제 존치를 인정하고 있고(87년 판례) 헌재는 "형벌로서의 사형은 우리 문화수준이나 사회현실에 미뤄 지금 당장 무효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96년)
2008년 있었던 '70대 어부 연쇄살인사건'의 심리를 맡은 법원은 헌재에 사형제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법소원의 형식이 아니라 법원이 직접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여 헌재에서 판단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사법부에서도 사형제의 존치에 대해 다시 한 번 검토해보아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2. 이명박정부가 내보인 후진 인권의식의 단면

한겨레 관련 기사

사형제 존폐 논란은 해묵은 논쟁이다. 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사형제 존폐 논쟁을 벌였고, 현재는 사형제 폐지론이 다수설로 자리잡은 상황이라고 한다.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여 입법부에서도 사형제 폐지 특별법이 15대 국회 때부터 발의되었고 과반수 의원들의 호응을 받았다. 다만 논의의 우선순위에서 밀리다보니 통과가 되지 못한 것이다.

문제는 그놈의 '국민의 법감정'이다. 여론조사를 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사형제 존치 의견이 폐지 의견보다 많은 편이다.(대개 존치의견은 50-60%, 폐지의견은 30-40%를 차지한다.) 특히 이번 사건 처럼 사회적으로 이슈화된 강력범죄가 있으면 사형제 존치론은 폭발적으로 커진다.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은 사려깊지 못하다. 아울러 사형제 집행을 건의한 한나라당 '중진' 의원들 역시 무식하거나 인권의식이 후진적이다. 입법부에서 사형제 존폐 논쟁이 있어왔고 이번 국회에서도 특별법안이 제출되어 있는 상황인데, 여론에 편승하여 사형 집행을 건의하는 것은 지나치게 성급하다. 한나라당과 대통령은 '포퓰리즘'에 경도되어 있는 것 같다.

이명박은 최소한 "여러 의견이 있으니 신중히 검토해 보겠다" 정도로 발언했어야 한다. 정부여당의 지도자들이 과연 인권의식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명박정부의 인권정책이 걱정된다.

이런 저런 자료를 디비다 보니 시간이 너무 흘렀다. 글을 완결하지 못했지만 일단 올려야 할 듯. 이번 사건에 있어 얼굴 공개 등과 관련한 인터넷 논쟁에 대한 생각은 다음 글에서 다루어야 할 듯...기회가 있다면...


덧글

  • ghistory 2009/02/05 01:22 # 답글

    네덜란드나 북유럽 국가들은 심지어 예외적 경우들을 제외한다면 종신형 선고받은 범죄자도 10년 정도 투옥 이후에 석방하곤 하지요. 그런 사정을 알면 무슨 반응들을 보일지.
  • 자유로픈 2009/02/05 04:55 #

    절대적 종신형제를 언급하신 것인가요? 이 형벌은 감형이 없는 종신형이라네요. 외국에 어떤 사례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이 형벌에 관해서도 "반성의 여지를 주지 않는, 사형보다 가혹한 형벌"이라는 비판도 있더군요. 입법화 과정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까지는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 ghistory 2009/02/05 08:23 #

    심지어 종신형을 선고받더라도 사실상 10년~15년 뒤면 거의 모두 풀어준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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