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결, 그리고 공안정국의 그늘 同時代史를 헤치며

->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이 30일 발표한 성명의 구절 중,
"리명박 패당이...북남관계를 전쟁접경의 최악의 상태로 몰아넣은데 대해...다음과 같이 엄숙히 천명한다. 첫째, 북남 사이의 정치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관련한 모든 합의사항들을 무효화한다...둘째, <북남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협력, 교류에 관한 합의서>와 그 부속합의서에 있는 서해해상군사경계선에 관한 조항들을 폐기한다." (조평통 성명 전문)

-> 30일 '대통령과의 원탁 대화' 방송 중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 한 토막,
"북미관계가 개선되어야 남북관계가 잘 된다...북한은 한국 협조 없이는 미국과 관계개선 안 된다는 것 알아야 한다." (오마이뉴스 기사)

20대 후반을 달려가는 필자는 사실 '남북대결'의 무서움을 몸으로 느낀 적이 별로 없다. 남북관계의 긴장을 이용한 '공안정국'이라는 것도 잘 모른다. 필자가 머리가 굵어져 대학에 입학했을 때는 이미 남북화해의 소신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던 김대중이 대통령이었던 시절이었고, 더욱이 615남북공동선언도 발표된 뒤였다. 한나라당이 그렇게도 욕하는 '잃어버린 10년' 동안, 한국의 시민들은 최소한 남북대결과 공안정국의 공포는 느끼지 않고 살아왔다. 99년과 2002년 서해에서 교전사태까지 발생했었지만, 정부는 사태를 잘 관리하여 남북화해의 분위기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부터 많은 전문가들이 정부의 대북정책이 '무원칙, 무대응, 무능'한 지경에 빠져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끊임없이 환기했다. 그러나 이명박정부는 태도를 바꾸지 않은 채 오히려 국제외교에서 북한외교부와 기싸움까지 벌이는 등 냉전시절의 구태를 재연하는 행태까지 보여주었다.

급기야 이러한 사태까지 닥치고야 말았다. 이명박 정부 1년동안 우리를 괴롭혀온 '파국'보다 더욱 심각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또 다른 '파국'이 닥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남북대결'이 임박했을 때, 이명박 정부에게는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를 잘 조율하며 사태를 평화적으로 관리할 역량과 의지가 있을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접하는 순간 소름이 좍 끼쳤다. 94년 때 김영삼이 그랬듯이 이명박도 그리 할 것인가. 15년만에 한국의 '판깨기'로 인해 한반도에서 전쟁이 개시되기 직전까지 몰려가는 상황이 다시 연출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가히 '공포'스럽다. 94년 때와 마찬가지로 한미관계는 불균형하며 군사적 종속성 또한 온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러한 한미관계를 복원했다며 좋아하고 있으니, 참...뭐라 할 말이 없을 지경이다.

이명박 정부는 '파국'을 기다리는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일까. 그렇잖아도 촛불 이후의 정국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를 보면, 지난해부터 2009년에는 '애국주의 광풍' 내지 '공안정국'이 밀어닥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명박 정부는 남북대결을 빌미로 공안정국을 일으켜 국면을 전환하려고 할 이유가 충분하다. 그게 그들의 체질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남북관계는 게임이 아니라는 사실을. 또한 인식해야 한다. 이명박정부가 공안정국을 일으킬 여지가 다분하다는 사실을.

이명박 정부는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와 의회가 나서야 할 상황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명박정부가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대통령이 참여하는 '긴급 제정당 시민사회 시국회의'를 제안했다. 조중동 수구언론과 치열한 프레임전쟁을 벌이며 한반도평화를 고민해야 하는 역할이 다시금 우리들 시민사회에 주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남북관계가 어긋나는 순간 남북의 칠천만 겨레는 생존이 걸린 박빙을 걸어야 한다. 공안정국이 터지면 한국사회는 또 한동안 숨직이며 공포에 떨어야 한다. 2009년의 한국사회에 또 다른 어두운 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공부할 게 쌓인다. NLL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공부해야 할 것이고, 94년 핵위기에 대해서도 반면교사를 위해 다시 한 번 공부해야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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